불량 재료로 김치를 제조한 의혹을 받는 한성식품의 김순자 대표가 정부에 ‘명장’ 자격을 반납하려고 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23일∼24일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민국 명장'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후 이를 취소했다.
대한민국 명장은 정부가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하면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부여하는 자격이다. 김 대표는 2012년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명장으로 선정됐다. 명장으로 뽑히면 일시 장려금 2000만원을 받고 이후 해당 직종에 계속 종사하면 연간 200만∼400만원의 '계속종사장려금'을 받는다. 노동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계속종사장려금 지급 대상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는 그가 앞서 '식품명인' 자격은 정부에 반납한 것과 대조된다.
앞서 한성식품은 자회사인 효원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변색된 배추와 곰팡이가 낀 무 등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특히 김 대표는 2007년 정부로부터 식품명인 29호(김치명인 1호)로 지정된 인물이어서 비판 여론이 거셌다. 한성식품은 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낸 후 해당 공장을 폐쇄하고 나머지 직영 공장 3곳도 가동을 중단했지만, 그의 명인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김 대표는 같은 달 25일 정부에 식품명인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농식품부는 김 대표의 자진 반납 의사를 근거로 그의 식품명인 자격을 취소했다. 1994년 식품명인 인증제 도입 이후 자격이 취소된 첫 사례였다. 명장과는 달리 식품명인은 지정된 후 지원금 등 별도의 혜택을 받지 않는다.
노동부는 자체 규정에 따라 김 대표의 명장 자격도 박탈할 수 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명장 지정을 취소하거나 계속종사장려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곧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