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행한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러시아군과의 전투 참전을 위해 우크라이나로 건너온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명에 달한다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이 밝혔다.
6일(현지시간) 쿨레바 장관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외국인 의용군) 숫자는 현재 2만 명가량"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쿨레바 장관은 "전세계 많은 이들이 러시아와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들을 싫어했지만,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들과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싸우고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참전 동기를 느꼈다"고 상황을 짚었다.
쿨레바 장관은 또한 이러한 현실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정치·경제·군사적 지원'이라고 강조한 뒤 "특히 방공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용군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해 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모두가 영웅"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의용군에게 무기를 지급하고 이들을 공식 부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허가 없이 외국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덴마크처럼 자국민이 우크라이나에서 무기를 들 수 있도록 허가한 곳도 있지만 우크라 참전을 실정법 위반으로 간주하는 국가들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 지역은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상태라서 방문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전직 자위대원 다수가 의용군에 지원한 일본 정부도 자국민들에게 의용군으로 참여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당수 국민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벤 월리스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은 참전 말고도 있을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 전 대위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이 전 대위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ROKSEAL(유튜브 채널)'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 2월 28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서 그 기사를 게시하고 'WE WILL SUPPORT UKRAINE'(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다)이라는 힌트를 공지했다"면서 "48시간 이내 계획 수립, 코디네이션, 장비를 준비해 처음에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출국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위는 "우리는 여행 금지 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다. 하지만 처벌받는다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이 상황에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전 대위는 "무식한 사람들은 보안을 이해 못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비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 팀이 문제없이 출국하고 우크라이나 잘 도착해야 해서 관계자 몇 명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저희의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다"며 "얼마 전에 출국했으니, 이제 이렇게 발표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키이우 등에서 벌일 전투에 대비해 시리아 전투 용병까지 모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징집병이 대부분인 러시아군은 시가전 역량이 떨어지지만 시리아 전투원들은 (내전으로) 10년 가까이 시가전 경험을 쌓아왔다”며 러시아군의 전력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리아 용병 중 일부는 이미 러시아군에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리아 의용군에 6개월간 복무하는 조건으로 200달러의 급여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