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입장을 유보해온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칭화대 명예박사 학위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칭화대학교 총장이자 중국 과학원 원사인 추융에게 발송된 공개 서한에는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수여된 명예박사 학위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칭화대의 수치이자 동문들의 불명예’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서한 내용의 초안은 재미 중국계 민주 인사인 예쓰저우와 쑨누타오가 작성했으며, 칭화대 동문 210명과 민주당 인사 다수가 공동 서명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들은 추융 총장이 칭화대에 전권을 행사했던 지난 2019년 4월 26일 푸틴 대통령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는 점에서 해당 학위를 철회해야 하는 책임 역시 추융 총장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푸틴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추융 총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참석한 자리에서 ‘세계 평화 유지와 인류 발전’에 공헌했다는 설명과 함께 푸틴에게 칭화대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칭화대 동문 210명은 “푸틴은 전쟁에 미친 미치광이”라면서 “이 전쟁은 전 세계 절대 다수 국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된 명백한 침략 전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푸틴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칭화대의 치욕이며, 동문들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행위다”라며 “푸틴의 명예박사 학위를 취소할 것을 학교 측에 강력히 호소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푸틴은 국내 대학에서도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살 때 유도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9월 용인대에서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용인대 측은 "세계적으로 일본과 러시아가 유도로 유명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교류를 해왔다"며 "당시 한·러 수교 20주년이고 푸틴 대통령이 유도 애호가로 유명해 명예박사 학위를 제안했는데 러시아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여 수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용인대가 푸틴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용인대는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푸틴 대통령의 학위 수여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칭화대와 마찬가지로, 용인대 역시 학위 취소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