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말릴 사람은 전세계 한 명뿐”…시진핑 움직일까

스티븐 로치 교수 “중-러 협력관계 강화할 땐 악영향"
"러 디폴트떈 中도 무사하지 못해…習, 중재 나서야"

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념촬영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 단 한 명뿐”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목했다. 그는 “중국은 카드를 쥐고 있으며, 이 기회를 활용하는 것은 시 주석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로치 교수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지금 당장 중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평화협정을 중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러 제재에 나섰지만, 중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도 기권한 바 있다.


로치 교수는 “푸틴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야 한다”며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에게는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지속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로치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가 국가부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이를 경우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 신흥국 시장에서 광범위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도 거기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빨리 끊을수록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기다리면서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투자자 노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중 7억 달러 상당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JP모건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와 외화 결제를 제한한 러시아의 대응 조치, 결제망 차질 등은 러시아가 국외 채무를 이행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예상했다.


특히 1억1700만 달러 상당의 달러 표시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인 오는 16일이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일의 유예 기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공식 디폴트 위기는 4월 15일에 찾아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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