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뒤바뀐 '해지율'…LGU+, KT 눌렀다

SKT 0.8% LGU+ 1.3% KT 1.4%
'본업집중' LG U+, 고객유지율 높여
작년 영업익도 9790억 역대 최대
향후 '탈 통신' 성과가 실적 가를듯


지난 2014년 이후 꼼짝하지 않던 이동통신 3사의 ‘해지율’ 순위가 뒤바뀌었다. SK텔레콤(017670)이 여전히 ‘충성도 1위’ 자리를 지킨 반면 LG유플러스(032640)가 해지율을 낮추며 KT(030200)를 제치고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KT는 지난해 발생한 통신망 장애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된 반면 LG유플러스는 본업인 유무선 통신에 집중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지율은 SK텔레콤 0.83%, LG유플러스 1.36%, KT 1.43%로 나타났다. 해지율이란 평균 가입자(전월 가입자와 당월 가입자의 평균) 대비 해지 건수의 비율을 나타낸다. SK텔레콤은 줄곧 1% 미만의 업계 최저 해지율을 기록해왔지만, LG유플러스가 KT보다 낮은 해지율을 보인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20년 KT와 LG유플러스의 해지율은 각각 1.33%와 1.45%로 KT가 더 낮았다. 한 해 사이 KT는 해지율이 0.1%포인트 가량 높아졌지만, LG유플러스는 0.09%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하며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업계 1위인 만큼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 꾸준히 1% 미만 해지율을 보여왔다”며 “KT와 LG유플러스 해지율이 뒤바뀌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지난해 유무선 가입자 확대에 힘을 쏟은 LG유플러스의 전략이 빛을 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소비자 민원 개선·결합 강화·멤버십 확대 등을 내걸며 ‘본업 강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지표로 ‘해지율’을 꼽았다. 그는 “혁신적인 경험이 많아지면 해지율이 낮아진다”며 “해지율이 가장 낮은 통신사로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민원 개선을 위해 지난해 2000건 이상 불만 과제를 개선했다. 데이터 기반 대응 서비스 ‘고객케어플러스’도 시범 적용해 불만율을 50% 이상 낮추는 데 성공했다. 방송통신위원회 2021년 통신분쟁조정 사례집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분쟁 해결률을 기록한 회사이기도 했다. 최대 5인까지 요금제 결합이 가능한 ‘U+ 투게더 결합’과 VIP 대상 구독 멤버십 ‘구독콕’ 도입도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한 몫했다.


본업에 집중한 결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무선 매출과 이동통신(MNO) 가입자가 2020년보다 각각 4%, 2.7% 증가했다.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무선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LG유플러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0.5% 늘며 창사 이래 최대인 9790억 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KT의 해지율 상승에는 지난해 벌어진 전국 통신망 장애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KT 해지율은 지난해 2·3분기에는 1.3%에 불과했지만 4분기에는 1.5%로 0.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전국 유무선망 장애가 발생한 뒤 해지율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따른다.


다만 통신 3사의 장기적인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LG유플러스가 본업 집중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지만,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는 각각 ‘SKT 2.0’ ‘디지코’ 전략을 내세우며 메타버스·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 분야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로 이에 발맞춰 콘텐츠 수출·기업간거래(B2B) 확장 등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2 기자간담회를 통해 “LG유플러스도 3~5년 내에 B2B 신성장 분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며 “비통신 사업을 성장시켜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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