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곱버스’ 하루아침에 휴지조각…투자자 '날벼락'

니켈값 70% 급등에 내재가치 뚝
ETN 상품 시총 가치 17억서 0원
거래소, 거래정지…곧 상폐될 듯

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권인 키이우 북서쪽 이르핀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다리를 건너 피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북쪽 외곽 도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사상자가 늘어나고 전기·수도·난방이 모두 끊기자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니켈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니켈의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니켈의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면서 니켈 가격이 하루아침에 70% 폭등했다. 그 여파로 니켈 가격의 역방향에 2배로 베팅하는 ‘니켈 2배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은 하루 새 휴지 조각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대신증권의 ‘대신 인버스 2X 니켈 선물 ETN(H)’의 매매 거래를 중단시킨다고 8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ETN의 기초지수 종가가 ‘제로(0)’가 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시킨다”며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되면 ETN의 지표가치도 0에 수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 정지 직전 시가총액 규모는 17억 원이었다. 지표가치란 투자자가 만기까지 ETN을 보유할 경우 증권사로부터 상환받는 금액을 말하며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가치(NAV)’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인버스 2X 니켈 선물 ETN(H)’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선물 일간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이다. 전일 LME에서 니켈 선물이 66.25% 급등 마감하면서 해당 상품은 100%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해 내재가치가 0원에 수렴하게 됐다. 전 세계 니켈 수출량의 10%가량을 담당하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니켈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국내 첫 ETN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TN는 전일 지표가치에 당일 지수 변동률을 곱해 적정 값어치라고 할 수 있는 지표가치를 산정한다. 하지만 이날 지표가치가 0까지 추락하면서 향후 니켈 값이 얼마나 상승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지표가치는 계속 0으로 유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ETN의 기초지수 산출 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향후 위원회를 열어 지수 처리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라며 “해당 변수를 확인한 뒤 상장폐지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거래소의 결정 이후 투자자 보호 등 대책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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