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정세가 불안해진 틈을 타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군사 활동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인민해방군 및 무장경찰 부대 대표단 전체회의에서 "외국 관련 군사 법치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군사 행동과 법치 투쟁에 대해 전반적으로 통일된 계획을 세우고 군사 분야에서 외국 관련 법률과 법규를 완비하며 법치 수단으로 국익을 더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의 해외 활동을 위한 법리적 근거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국제법 위반, 유엔 헌장 위배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인도 접경 지역 등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5일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추면서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1% 늘리는 등 군사력 증대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방위지침 개정에 나섰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방위 물자를 제공하기 위해 방위 장비 수출을 허용하는 규칙을 정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운용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운용 지침에는 '국제법 위반의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위대법에 근거해 방위상이 양도하는 방위 장비'라는 문구를 추가해 방위 물자 수출을 허용하는 구체적인 조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4월 결정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치 중인 분쟁 당사국에 대한 방위 장비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