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열기에 이동 급증…'숨은 감염자' 통한 확산세 더 커지나

일반인과 섞여 투표해 전파 가능성
일부지역 확진자 외출시간 잘못 안내도
천안·청주 등 안내문자 수정해 발송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부산광역시 사상구 학장동 제1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77%를 넘어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이동량이 급증해 ‘숨은 감염자’들을 통한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는 오후 5시 50분부터 투표를 위한 외출이 가능했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오후 5시부터 외출할 수 있다고 문자를 보내 혼란을 일으켰다.


9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이 역대 대선 중 최상위권으로 집계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일반인들 사이에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숨은 감염자들의 이동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숨은 감염자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신속항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아직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은 사람들로 이들은 일반 유권자와 섞여 동일한 시간에 줄을 서서 투표했다. 전문가들이 현재 국내 숨은 감염자 수가 전체 확진자 수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숨은 감염자는 이날 기준으로 30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투표를 위해 외출했던 확진자들 중 곧바로 귀가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대선 투표에 따른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방역 수칙 준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최근 “(대선 투표로) 전파 기회가 늘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면 전파 규모가 지역사회 확산을 우려할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지자체는 확진자와 격리자들에 대한 투표안내 문자를 잘못 발송해 방역관리에 혼선을 빚게했다. 질병관리청은 “확진·격리자 투표 시 외출 허용 시간 등 변경 사항을 포함한 외출 안내 문자 표준문안을 전국 시도·군·구 및 유관 기관을 통해 지난 7일 재안내했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변경 전 문자 표준문안을 활용해 문자를 발송한 사례가 있어 다시 한번 주지시키고 수정 발송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제 충남 천안시는 이날 오전 9시 44분에 발송한 재난 문자에서 확진·격리 유권자의 외출 시간을 오후 5시로 안내했다가 오전 10시 33분에 발송한 재난 문자에서 ‘동 거주 확진·격리자는 오후 5시 50분부터, 읍·면 거주 확진·격리자는 오후 5시 30분부터 외출 가능’이라고 수정했다. 이 외에도 경기 광주시, 전남 구례군, 충북 청주시 등이 잘못된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가 정정했다.


질병청이 투표일에 임박해 외출 시간을 정정하면서 이 같은 혼란이 발생했다. 질병청은 지난 7일 확진자들의 외출 시간을 발표하면서 처음에는 ‘오후 5시 30분 이후’라고 했다가 오후 늦게 다시 ‘오후 5시 50분 이후’로 20분 늦췄다. 질병청은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일반 선거인과 확진자 동선 분리 및 격리자 등 대기시간의 최소화를 위해 시간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인 34만 2446명을 기록한 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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