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심은 전멸' 이준석 책임론 불가피…'윤석열당' 재편 시동

'尹 통합정치' 국민의당과 합당 주목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진영이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중심으로 뭉친 ‘윤석열 당’ 재편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우선 당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포함한 우호적인 현역 의원들을 당의 전면에 내세우고, 캠프 핵심 인력들을 청와대에 포진시키는 방향으로 신(新)여권내 장악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정치개혁을 포함한 정치권 내 변화를 꾀하면서 보수진영 내 오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색채를 빼고 친정체제를 가속화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윤 당선인이 집권과 동시에 당과 완벽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개표 결과가 예상했던 낙승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론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도 불가피하다. 20대 여성의 표심을 완전히 잃고 호남에서도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초보 정치인'인 윤 당선인이 대선 승리의 깃발을 꽂고 단번에 최고 권력자에 오르자마자 마주한 정치적 현실도 녹록지 않다. 집권 비전이라 할 공약을 현실화하려면 180석 안팎에 달하는 '거야'(巨野) 의회 권력의 동의를 거친 입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극한의 여소야대 국면을 헤쳐나갈 정치력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소야대 국면과 맞물려 협치와 협력을 전제로 한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유세에서 여러 차례 "민주당의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이고 멋진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친이재명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인사들과는 협력해 집권 초기를 '식물 대통령'으로 허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평소 주변에 '정파와 관계없이 인재를 넓고 깊게 쓰겠다'고 강조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거기간 후보 직속 기구로 둔 새시대준비위원회(정권교체행동위)가 당선 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그릇 아니냐는 말도 한때 나온 바 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새시대준비위를 이끌었고, 민주당 출신의 호남계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는 이유다.


다만 정치권에선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졌던 3김 정치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대선 직전 쓴 '단일화 청구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통합정치의 윤 당선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대선 뒤 합당을 전제로 인수위·공동정부 구성까지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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