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0일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를 통해 낸 메시지에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허위 경력’ ‘주가조작’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로 선거 기간 동안 공식 행보를 자제해왔다. 대선이 끝난 만큼 조만간 김 씨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문화·예술 부문에서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씨가 선거 유세 기간에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의 배우자로 구성된 모임 ‘동행의힘’ 측에 자필 편지를 전달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모임을 주도하는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 씨가 당시 후보 비서실을 통해 손편지를 전달해 이를 이미지 파일로 모임 회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편지에는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소외 계층이나 성장의 그늘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겠다”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당선인이 청와대에 입성하더라도 김 씨가 전면에 나서는 대신 ‘조용한 내조’에 전념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집권하면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영부인 칭호도 쓰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청와대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일정 수행, 의전 등을 관리한다. 김 씨는 이날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영부인이라는 호칭보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표현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배우자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회상에 부합하는 국민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의 첫 공개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양 의원은 “(공개 행보 재개는) 김 씨와 윤 당선인이 결정할 일”이라며 “앞으로 대통령 배우자로서 어떤 모습으로 활동할지부터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