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 한국은행이 중간점검을 통해 금융 안정 측면에서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으나 물가 안정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준금리 인상분은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을 통해 은행 여수신금리에 원활하게 파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0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시장, 금융불균형, 실물경제 등에 미친 파급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리면서 코로나19 이전인 1.25% 수준까지 인상한 상태다.
금리를 세 차례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현재로서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실질중립금리 대비 실질기준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인 만큼 긴축적 상황에 비해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고용여건 개선이나 정부 지원 등 가계소득 증대, 국내외 수요 확대로 인한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물가는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결과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대돼 물가 충격의 2차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안정 리스크는 일부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주택가격 오름폭이 크게 축소됐다. 따라서 가계부채 중심의 금융안정 리스크 완화를 통해 중장기 시계에서 거시경제 전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
금융시장에서는 1차 경로인 금융시장에 원활히 파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여신금리는 지난해 5월 2.72%에서 올해 1월 3.45%로 0.7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수신금리는 0.83%에서 1.65%로 82%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75%포인트와 대체로 유사한 상승 폭이 나타났다고 봤다.
다만 대출금리는 기업보다 가계에서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계대출금리는 단기금리 상승에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한 가산금리 인상 영향으로 기준금리보다 큰 폭 올랐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대출금리는 은행들이 기업에 대해서는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기업대출 확대를 추진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한은은 “지난해 5월 말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꾸준히 선반영 됐고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유지되면서 지표금리 상승 폭이 컸던 데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강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더해졌다”며 “향후 은행 여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와 지표금리 상승 영향이 반영되면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