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두고 최근 두 차례 중간 단계 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0여 년간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현재 한반도와 일본을 넘어 괌 미군 기지까지도 겨냥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들을 전력화한 상태다. 또한 미국 동부 지역 일부를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화성-15형’도 이미 시험 발사했다. 이런 가운데 최대 사거리 1만 5000㎞로 예상되는 ICBM인 ‘화성-17형’의 시험 발사까지 마치게 된다면 사실상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할 수 있게 돼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신속한 증원과 핵우산 제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한 것은 1976년부터다. 당시 옛 소련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스커드-B형’을 이집트로부터 들여온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를 분해한 뒤 설계 구조와 제조 방식 등을 따라하는 이른바 ‘역설계’ 방식으로 국산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스커드-C형’을 자체 제작하고 개량도 할 수 있었다. 스커드-C형은 사거리 500㎞ 정도여서 우리 군과 주한 미군을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북한은 사거리와 위력을 점진적으로 늘린 독자적 미사일들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무기가 1990년대에 실전 배치한 ‘노동미사일’이다. 이는 최대 사거리가 1300㎞(추정)에 달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이를 통해 유사시 한반도로 증파될 미군의 후방 지원 역할을 맡을 주일 미군 기지까지도 타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은 우주에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한 우주로켓(우주발사체)이라고 우기며 한층 사거리를 늘린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포동 1호’ 미사일로, 북한은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 시험 발사에 나선다. 북한 최초의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탑재했다. 그러나 대포동 1호는 발사 후 3단 분리에 실패했다. 2006년에도 북한은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위성 발사 시험을 했지만 공중 폭발로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실패 속에서도 북한은 꾸준히 미사일 사거리를 늘려왔다. 사거리 3000㎞의 무수단 미사일을 비롯해 미국령 괌 일대까지 이를 수 있는 사거리 5000㎞의 IRBM ‘화성-12형’을 근래에 전력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도 차근차근 진행해 지난해 10월에는 배수량 2000톤급의 고래급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북한의 잠수함은 아직 배수량이 상대적을 적은 재래식이지만 점차 3000톤급 이상으로 배수량을 확대한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어서 유사시 은밀하게 숨어 있다가 한미를 타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