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협치 하려면 여야 모두 환골탈태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대선 승리 직후 내세운 핵심 화두는 ‘국민 통합’과 ‘협치’이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통합과 협치는 불가능하다. 협치를 실현하려면 국민의힘(110석)은 물론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172석)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우선 여야 모두 퍼주기 선심 정책으로 대표되는 포퓰리즘과 고질병인 이전투구식 정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여야 양당은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재원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돈 뿌리기 공약을 남발했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현실에 맞게 공약을 조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실패한 정권을 만들지 않으려면 유능과 유연함·도덕성을 갖춘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과거의 강경 보수에 집착하지 말고 중도까지 수용하면서 실용 정당으로 과감히 변신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젠더 갈등을 부추겨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받은 점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통합을 위한 정책으로 조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20대 남성 표를 겨냥해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공약했다. 이준석 대표가 주도한 ‘이대남 공략’ 작전으로 청년 남성에서 우위를 보였으나 2030세대 여성들의 거센 반발을 낳았다.


‘거대 야당’이 되는 민주당의 쇄신도 시급하다. 대선 기간 ‘국민통합정부’를 약속한 정신에 따라 야당으로서 국정 운영에 대한 견제·비판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국익을 위해서는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양당의 의석 차이를 거론하면서 “(윤 후보가 당선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만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새 정부의 길목을 막아서려고 한다면 6월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 등에서 민심의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다. 민주당은 집권 기간 보여준 오기와 입법 폭주, ‘내로남불’ 행태 등에 대해 반성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한다. 여야가 모두 환골탈태해야 우리 정치도 좌우의 건강한 두 날개로 날아가는 새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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