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웹툰, 2분기 메타버스 본격 진출…테마파크로 IP 영토 확장

2분기 제페토에 '웹툰월드' 공개
1호 콘텐츠는 호러물 '기기괴괴'
인증샷·방 탈출 등 놀이 녹여낼듯
웹툰 8200만·제페토 3억 이용자
글로벌 비중 높아 시너지 기대
북미·유럽·동남아 시장 집중 공략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3D 아바타로 구현한 JYP 아이돌그룹 ‘트와이스’. 사진 제공=네이버제트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웹툰 테마파크를 선보인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같은 공간을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웹툰 속 장소,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3억명이 활동하는 제페토와 월 8200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웹툰이 만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의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올 2분기 제페토에 가상 공간 ‘웹툰 월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일부 메타버스 IP 사업이 있었지만 3차원(3D)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가상 굿즈를 파는 정도의 시범 성격에 가까웠다. 이보다 훨씬 풍성한 콘텐츠를 담아낸 웹툰 월드는 웹툰 IP가 메타버스 생태계에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 될 전망이다. 실제로 웹툰 월드에서는 관광명소가 된 유명 드라마 촬영장을 찾듯 웹툰별 맵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인증사진도 찍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벤트를 통해 보상을 받는 기회도 제공된다. 첫 촬영지로 선보일 작품은 호러 스릴러 웹툰 ‘기기괴괴’다. 호러 웹툰을 기반으로 한 만큼 공포물을 활용한 ‘귀신의방’이나 수수께끼를 풀어 미션을 달성하는 방탈출 게임 등 다양하게 콘텐츠를 녹여낼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웹툰은 기기괴괴를 시작으로 여러 웹툰 촬영지 맵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현한 테마파크 롯데월드 매직캐슬. 사진 제공=롯데월드

메타버스 테마파크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마케팅이나 생태계 확장에 활용하며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수소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는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선보였다. 롯데월드도 지난해 10월 제페토에 자이로드롭, 아틀란티스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맵을 구현했다. 롯데월드 맵은 오픈 3주 만에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고 방문객 중 90%는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이용자였다.


네이버웹툰 역시 웹툰 월드를 통한 생태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재창작된 콘텐츠는 원작 인기에 힘입어 흥행하고 이는 다시 원작을 찾는 독자들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는다. 웹소설, 영화, 드라마 등 앞선 IP 사업과 다르게 메타버스에서는 이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웹툰 세계관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로 웹툰 월드는 IP 생태계 확장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상미 네이버웹툰 게임사업팀 팀장은 “많은 이용자들이 함께하며 웹툰 콘텐츠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며 “기존 제페토에서 제공된 맵들과 달리 색다르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웹툰이 지향하는 콘텐츠 확장의 방점은 글로벌에 찍혀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구글, 제페토 등 국내 보다 해외 이용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전 세계 3억 명이 이용하는 제페토는 월 이용자의 95%가 해외에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주로 서비스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글로벌 월 이용자 수(MAU)가 8200만 명을 돌파했고 해외 비중이 50%를 넘는다. 미국에서만 1500만 명 가량 유입됐고 프랑스, 독일, 멕시코,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웹툰 앱 분야 MAU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또 웹툰 IP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근 구글과 손 잡았다. 이전 웹툰 기반 게임이 주로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네이버, 구글은 중소 개발사 5곳을 선발해 모바일 게임 8종을 개발하고 오는 2023년 말 전 세계 190개국에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웹툰 게임스' 프로젝트 MOU 3사 관계자 단체사진. 왼쪽부터 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파트너십 상무, 김상미 네이버웹툰 게임사업 팀장, 김범휴 네이버웹툰 IP비즈니스 실장,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이도형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역콘텐츠진흥단장, 이형원 구글플레이 게임파트너십 상무. 사진제공=구글코리아

카카오(035720)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웹툰 IP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넷마블(251270)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카카오 대표 IP인 판타지 웹툰 ‘나혼자만레벨업’을 활용해 주인공처럼 헌터로 살아가는 세계관을 구현하거나 오피스 로맨스 웹툰 ‘사내맞선’ 기반의 사무실 체험물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팀장은 “제작자 중심의 영화, 드라마 등 기존 2차 창작물과 달리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직접 재미를 찾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공간”이라며 “팬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며 질적으로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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