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도 키이우 턱밑까지 진격…우크라 "결사 항전".

도심 25㎞ 밖까지 접근 총공세
시가전 우려에 키이우 요새화
獨佛러 정상회담 성과없이 끝나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권인 키이우 북쪽 이르핀에서 한 주민이 폭탄에 맞아 불탄 뒤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차량 사이로 피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간) 열린 독일·프랑스·러시아 간 정상회담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불과 25㎞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이 이어지며 총공세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우크라이나군도 결사 항전의 결의를 다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키이우 도심에서 약 25㎞ 떨어진 북서쪽 지점까지 접근했다. AP통신은 키이우 북동쪽에서도 러시아군이 도심을 향해 일부 전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군 진입이 임박한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는 러시아 측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키이우 남부 바실키우에서는 오전부터 이어진 공격으로 연료 저장소가 불타고 탄약고가 폭파됐으며 서북쪽 외곽의 이르핀에서는 일부 러시아군 병력이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시가전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지상군 병력이 키이우 근처에 집결 중이며 키이우 총공세 작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가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를 요새화하고 결사 항전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키이우를 점령하려면 도시에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도시 인구의 절반인 200만 명가량이 떠났다. 이제 모든 집과 거리가 요새화됐다"면서 항전 의지를 다졌다.


한편 전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지만 푸틴을 설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푸틴 대통령이 통화에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도 7일 열린 제3차 대면 협상 이후 화상으로 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