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2월 예상 웃도는 경제지표…우크라·코로나에 웃지 못한다(종합)

산업생산 7.5%↑·소매판매 6.7%↑, 예상치 웃돌아
경기 둔화 우려에도 춘제·올림픽 등 긍정적 영향
문제는 이달부터, 모건스탠리 성장률 전망치 낮춰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세계 최대 전자제품 시장인 화창베이 상점이 14일 모두 문을 닫은 가운데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


중국의 1~2월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호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은 좋았으나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확대 등의 영향이 중국 경제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7.5%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3.9%는 물론 지난해 12월(4.3%)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6월(8.3%)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산업생산은 국내총생산(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경제 지표로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해 집계한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기저효과가 반영돼 35.1% 증가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9월(3.1%) 바닥을 찍고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 중국 국가통계국

고정자산투자도 대폭 개선됐다.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2.2%로 지난해 연간(4.9%)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공공 인프라 투자와 민간 기업의 시설 투자 등을 더한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에 1~2월 35.0%나 상승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 인프라 투자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초부터 실제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1~2월 소매판매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3.0%)와 지난해 12월(1.7%)에 비해 모두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해 7월(8.5%)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12월에는 1.7% 증가에 그쳐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으나 큰 폭으로 회복됐다. 춘제(음력 설) 연휴와 동계올림픽 기간 소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 추이. 중국 국가통계국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였지만 중국 경제에는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249명까지 폭증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1000명 미만으로 유지하다가 오미크론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기존의 강력한 통제와 전수검사 실시를 통한 방역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인구 900만의 창춘은 도시가 락다운 됐고, 1700만명이 거주하는 1선도시 선전 역시 자유로운 외출이 불가능한 사실상의 도시 봉쇄 상태다. 출퇴근이 제한되면서 공장들은 가동을 멈췄고, 생활편의시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번 오미크론 유행의 여파가 장기화 될 경우 생산과 소비 모두 급격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이날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1분기 성장률을 0.6%에서 0%로, 올해 연간 성장률도 5.3%에서 5.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의료진이 1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주민으로부터 표본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AP연합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발목 잡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5.5% 내외’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으나 모건스탠리는 눈높이를 더욱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강력한 봉쇄 조치를 이어가는 것은 경제보다 코로나19 방역이 우선순위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출구전략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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