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닷새 만에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스미스는 15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아니르반 라히리(인도·12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패 이후 2개월 만에 거둔 2021~2022시즌 2승째이자 투어 통산 5승째.
악천후 여파로 1라운드를 마치는 데에만 54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수확은 풍성했다.
스미스는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인 360만 달러(약 44억 원)를 손에 넣어 단숨에 시즌 상금 랭킹 1위(579만 달러)로 올라섰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5년 출전권을 비롯해 4대 메이저 대회의 3년 출전권을 챙겼고, 5년간 PGA 투어 카드도 확보했다. 우승 뒤 스미스는 “믿을 수가 없다. 정말 길고 힘들었는데, 결국 아주 큰 대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1.30개가 보여주듯 스미스는 이날 컴퓨터 퍼트를 앞세워 정상까지 치달았다. 3라운드를 선두 라히리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친 스미스는 이어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1~4번 홀 연속 버디 등 6번 홀까지 5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7~9번 홀 연속 보기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10~13번 홀에서 다시 4연속 버디를 엮어내 기세를 올렸다.
승부처는 역시 까다로운 17번(파3)과 18번 홀(파4)이었다. 라히리에 2타 차로 앞서 있던 스미스는 그린 오른쪽 귀퉁이에 꽂힌 핀을 곧장 공략해 1.2m 버디를 잡았다. 바로 뒷조에서 경기한 라히리 역시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가 유지된 상황. 스미스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렸지만 60야드 거리에서 친 네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위기를 보기로 넘겼다. 1타 차로 추격한 라히리는 마지막 홀에서 12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지 못했으나 218만 달러의 거액을 준우승 상금으로 받았다.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2타 차 3위(11언더파), 교포 선수 더그 김(미국)은 공동 6위(8언더파)를 차지했다. 3라운드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는 6언더파 공동 13위,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3언더파 공동 33위에 올랐다. 임성재(24)와 이경훈(31)은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잃은 세계 랭킹 1위 욘 람(스페인) 등과 함께 공동 55위(2오버파)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