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취재 美 언론인 사망에 "우리 책임 아니다"

러시아 대사 측 "사망한 美 언론인, 우크라 공격 받았을 것" 주장
브렌트 르노, 목에 총 맞아 사망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故브렌트 르노 가족에 서한 보내

미국 언론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브렌트 르노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리 네비토브 키이우주 경찰서장이 공개한 르노 감독이 뉴욕타임스로부터 발급받은 취재증/페이스북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 과정에서 사망한 미국 언론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14일(현지시간) 전 미국 뉴욕타임스(NYT) 소속 브렌트 르노 기자 사망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네벤쟈 대사는 “전쟁에서 사망한 모든 이들을 애도한다”면서도 “두 가지를 분명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째, 그는 NYT 소속 기자가 아니었다. 둘째, (르노 씨가 사망한 곳인) 이르핀은 우크라이나 군에 통제되고 있다. 생존한 그의 동료에 따르면 그들의 차는 우크라 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브렌트 르노는 2015년까지 뉴욕타임스 소속이었던 영상 기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이르핀에서 사망했다. 브렌트 르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던 첫 미국 언론인 희생자다.


그는 다리를 건너 대피하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촬영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 르노와 함께 있던 사진기자 후안 아레돈 역시 당시 공격을 받고 다쳤다.


후안 아레돈은 “러시아군이 갑자기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르노 기자가 목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키이우 방위군을 위해 일하는 의사 다닐로 샤포발로프는 “기자 2명과 우크라이나인이 탄 차가 총격을 받았다”면서 “사망한 기자는 목에 총을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브렌트 르노가 사망한 지 하루 만인 이날 미국 폭스뉴스 소속 벤저민 홀 기자의 부상 소식도 전해졌다.영국 출신인 홀 기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됐으며 수도 키이우 외곽을 취재하던 중 날아온 파편으로 양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브렌트 르노의 가족에게 서한을 보내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당신과 함께 애도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의 사망과 부상이 잇따르자, 국제 언론단체는 러시아군을 향해 언론인을 비롯한 민간인을 향한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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