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업계 "차기정부, 비대면 진료 확대위한 의료법 개정 나서야"

진료건수 150배나 늘어 371만건
감염병 경보 하향땐 불법 전락 우려
복지부, 업체 애로등 논의 예정속
"尹당선인도 원격진료 공약 발표"
업계,법 마련등 제도화 속도 기대

명지병원 의료진이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명지병원

#주부 최 모(37) 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 체온이 37.3도까지 올라 해열제를 먹였는데 차도가 없었다. 마침 최근 다운로드 받은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인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한 끝에 해열제로 한번 더 먹여보기로 했다. 최씨는 "병원 예약이 쉽지않고 매번 대기하기조차 고역이었는데 한결 수월해졌다"며 "앱마저 없으면 재택치료를 어찌 버텼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해 비대면진료를 한시 허용한 지 약 2년 동안 비대면 진료 누적건수는 371만 98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대면진료를 허용한 초기였던 지난 2020년 2월 말 2만 4727건에 비하면 약 150배 늘어난 것이다.


비대면진료 관련 시장도 몸집이 커졌다. 지난 2020년 12월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원격 플랫폼 닥터나우는 2월 말까지 누적 이용자 수 230만 명, 누적 앱 다운로드 건수 14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환자 유치기업 하이메디는 지난 2021년 2월 비대면 진료를 시작한지 1년 만에 누적 진료건수 4700여 건을 기록했다. 몽골, 중동, 카자흐스탄 지역 중증 외국인 환자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비대면진료 관련 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비대면 진료는 지난 2020년 12월 개정된 감염병 예방법에 근거해 한시적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예방법에 따르면 심각단계 이상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했을 때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료기관 외부에 있는 환자에게 건강 또는 질병의 지속적 관찰, 진단,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꺽여 감염병 경보가 심각단계 아래로 조정되면 비대면 진료는 곧바로 불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 보람을 느끼지만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 편익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 의료단체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윤석열 당선자가 약속했던 ‘비대면 진료 확대’ 공약이다. 윤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비대면 진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의료 지원 여건이 열악한 군 격오지를 중심으로 이동형 원격진료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16일 닥터나우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 6곳과 만나 애로사항 및 관련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여론이 높아진 만큼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원격의료 확대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해 국민 편익이 증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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