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국도 원전 수명 연장…탈원전 도그마 벗어나야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영국 정부가 동부 서퍽주에 있는 사이즈웰B 원전 수명을 20년 늘려 2055년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1995년 완공된 사이즈웰B 원전은 수명 40년으로 설계됐다. 1.2GW급으로 영국 전력 수요의 3%를 담당한다. 영국은 사이즈웰B 원전 이후 20여 년간 새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다. 하지만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원전이 필요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수명 연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원전 회귀 움직임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프랑스 등은 이미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확대를 천명했다.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도 2060년까지 150기의 원전을 새로 짓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해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포함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탈(脫)원전 도그마에 매달리며 역주행했다.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는 무리수까지 써가며 탈원전을 강행했다. 한국형 택소노미에서도 원전을 제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야 “원전을 향후 60여 년 동안 주력 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에너지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지난해 93%에 이르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은 중대한 과제다. 새 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저해하는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을 적절히 아우르는 합리적 에너지 믹스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전을 제외한 녹색분류체계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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