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집중 폭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중환자 병원에서 러시아군이 시민 400여명을 몰아넣고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파블로 크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주민 400명을 병원으로 몰아넣었다"며 "병원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 100명도 함께 있다"고 말했다.

크릴렌코 주지사는 "인질을 인간방패로 사용하는 것 같다. 거센 공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병원을 떠날 수가 없다"며 "이는 인권에 대한 지독한 범죄"라면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문제의 병원 건물이 포격으로 심각하게 파손됐다면서 "의료진이 지하 임시 병동에서 환자를 치료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어린이병원, 산부인과 병원, 모스크 등을 가리지 않고 포격을 난사 중이다. 러시아군이 2주 넘게 집중 포위 공격을 쏟아붓고 있는 마리우폴에서는 이미 사망자 수가 2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병원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인종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현재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이 계속되면서 마리우폴 주민 일부는 탈출에 성공했으나 남은 주민들은 식수와 식량,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