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산업은행의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등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면서 이익 개선세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39.4%(4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전환사채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비경상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산업은행을 제외할 경우 19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11조6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24.1%)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은행들의 순이익이 급증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 18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중은행들보다 이익 규모는 적었지만 이익 증가율은 2064.2%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들의 이자이익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46조원으로 전년(41조2000억원)보다 4조8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전년보다 0.03%포인트 상승했고, 예대금리(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차이도 1.81%포인트로 전년(1.78%포인트)보다 늘었다.
지난해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 정도 감소했다. 외환·파생관련 이익이 감소했고, 금리상승으로 유가증권관련 이익도 줄면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대손상각비, 충당금 전입액 등을 합한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1000억원(42.7%) 줄었다. 다만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7조6000억원으로 전년(35조8000억원)보다 증가했다.
극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53%로 전년(0.42%)보다 0.12%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7.01%로 전년보다 1.46%포인트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과 자기자본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