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대표 "韓 철강 이미 혜택 받고 있어"…재협상에 선 그어

'러시아 WTO 최혜국 대우 박탈' 동참도 우회 전달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6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미시간주 베이시티의 SK실트론CSS 공장 증설 현장을 찾아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6일(현지 시각)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 제한 문제에 대한 협상 착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한국은 이미 쿼터제 안에서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추가 협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타이 대표는 이날 미시간주 SK실트론CSS 공장 증설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한국과 철강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관세 조치의 혜택 측면에서 한국은 실제로 관세 혜택을 확보한 최초의 국가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미 철강 수출량을 제한한 것과 관련해 "쿼터제는 이미 한국으로부터의 면세 수입을 허용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의 우리 무역 파트너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이 실제로 이미 다른 많은 국가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한국 측의 추가 협상 요구를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타이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 대우 철폐를 한국 측에 요청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유럽과 캐나다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은 물론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지도 모두 함께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부가 비용 편익을 통해 생각해야 한다고 보지만 수십 년간 한국과 맺어온 강력한 동맹 때문에, 또 코러스(FTA)라는 우리의 경제 협력의 기둥에 미뤄 볼 때 한국과 어려운 대화를 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조율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한국도 동참해 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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