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을 믿지 마라" 러 정부·국영언론 대규모 해킹

홈페이지 장악…핫라인, 탈영 원하는 '러시아 군' 지원 번호로
러 정부 "과거 공격 2배 이상 규모"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와 국영 언론사를 향한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디지털개발 및 통신부는 러시아 정부 홈페이지와 국영 언론사가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지난 16일 저녁 러시아 비상사태부 홈페이지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살아 돌아오라”고 쓴 글귀가 게시됐다. 이 아래 게재됐던 핫라인 번호는 제대나 탈영을 원하는 러시아군을 위한 연락처로 바뀌었다. 해커들이 홈페이지를 장악해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비상사태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뉴스도 바꿔놨다. 제목은 “러시아 언론을 믿지 마라-모두 거짓말이다”,”러시아 디폴트가 임박했다”로 바뀌었고 클릭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러시아 사법기관 홈페이지 10여곳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인들을 조롱하는 내용도 올라왔다. 최근 러시아가 러시아군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전쟁’, ‘침공’과 같은 단어를 사용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며칠 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홈페이지에 “전쟁 반대 시위를 벌여라”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어 러시아의 대중 서비스 포털인 고수수루기는 서비스 차단 공격으로 인해 50차례 이상 다운 됐다.


또 이달 초 문화부, 연방 교도소, 연방통신위원회 홈페이지도 해킹된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해킹 공격이 과거 진행된 공격들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규모라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피크타임 트래픽이 500GB 규모였는데 지금은 1TB에 달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