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조달 혼란 등 책임…방역수장들 정권 교체에 '가시방석'

尹, 대대적 인적쇄신 관측
컨트롤타워는 질병청에 맡기고
'역할 모호' 靑 방역기획관 폐지
식약처장·건보 이사장 교체 유력

기모란 대통령비서실 방역기획관. 연합뉴스

류근혁 복지부 제2차관. 성형주 기자

김강립 식약처장. 권욱 기자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권이 교체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방역 정책을 총괄했거나 현재 담당하고 있는 수장들이 가시방석에 앉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게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직도 맡기면서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정권 교체 시점과 맞물려 대대적 보건 시스템 개편과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지난 2020년 1월 독일에서 귀국한 뒤 지금까지 줄곧 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18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청와대에서 방역 정책을 담당했던 대통령비서실 방역기획관 직책을 없앨 예정이다. 이 직책은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맡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질병청이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 위원장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대선 토론회에서 “질병청이 있는데 왜 굳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야 하느냐”며 “방역기획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기 기획관은 2020년 11월 한 방송에 출연해 백신 확보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화이자 백신 구매와 관련해서는 더 좋은 백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화이자 백신을 구매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맥락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이듬해 4월 초대 방역기획관으로 기 교수를 임명하자 안 위원장은 당시 “지난해 말 백신이 나올 수 있으니 대비하라고 했는데 그걸 정치인의 블러핑이라고 했던 사람”이라며 “신설 방역기획관으로의 영전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개념 인사”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중용했던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가 묻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류 차관은 2020년 7월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 실장에서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청와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정책과 백신 수급 업무를 맡았다. 이듬해 4월 임명된 기 기획관이 방역 정책을 총괄하면서 류 차관은 백신 수급 업무에 더 집중했다.


코로나19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했던 수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 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을 맡아 ‘K방역의 입’ 역할을 했고 강 이사장은 류 차관과 함께 지난해 미국 모더나를 방문하는 등 백신 수급을 담당했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 산하기관 관례상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기관장은 대개 정권이 바뀌면 사의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강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1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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