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겨냥해 “부정부패로 실패한 MB(이명박) 정권 인사가 인수위를 이끌고 있다”며 “세간에 ‘MB 아바타 정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총공세에 나섰다. 가뜩이나 극단의 여소야대가 예정돼 있지만 협치보다는 새 정부 출범도 전에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겨냥한 의도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적 합의 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권 행사를 압박한 이유가 그(MB 아바타 정부)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 내내 청년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더니 인수위원 중 여성은 4명뿐이고 청년을 위한다고 ‘석열이 형’을 외치더니 2030 청년은 한 명도 없다”며 “서울대 출신, 평균 연령 57.6세, 전체의 88%가 남성인 ‘서오남’ 인수위”라고 쏘아붙였다. 코로나 격리를 끝내고 첫 대면 인사를 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특정 연령대와 특정 학벌, 특정 지역 출신만 고집하는 인선은 오답”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위원장은 “국가 안보보다 무엇이 중요한지 의문이다. 용산 청사로 이전한다고 했는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도발이 임박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이전 발상은 국가 안보에 큰 구멍을 뚫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소통 위해 집무실을 이전한다면 용산 주민과 단 한 번의 공청회라도 열어야 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동민·김민기·김병주·설훈·안규백·홍영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였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공언했던 선제 타격의 첫 대상이 국방부인가 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선제 타격까지 거론하며 힘에 기초한 안보를 강조해왔는데 막상 자신의 집무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개최할 수 없는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한다”며 “말뿐인 평화라며 문재인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던 윤 당선인의 안보 공약이 오히려 헛구호에 불과했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인사 재탕’이라는 민주당의 공세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라며 “정당의 정체성과 정책을 그대로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개혁해나가는 정당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 정책과 관련된 인물들이 등용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라디오(KBS) 인터뷰를 통해 “재탕·삼탕 이렇게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