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대한민국이 MZ세대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다.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로 이렇게 관심을 받은 세대가 있었나 싶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렇게 기존 세대와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가지는 세대가 나올 때 세상은 그 세대를 정의하고 분석한다. 과거에 X세대가 그랬듯 말이다.
MZ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공정성이다. 이를 잘 나타낸 사건이 지난해 초 발생한 S사의 성과급 논란이었다. 회사의 이익이 많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비례하여 높아지지 않자 입사 4년차 직원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2만8000여명에게 성과급의 산정방식에 대한 질의 메일을 보낸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는 그렇지 않았다. 이 성과급 논란은 MZ세대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 됐다.
MZ세대를 수식하는 또 다른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부모보다 못사는 최초의 세대’다. 6.25 전후 이래로 대한민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해 나갔으며 그 결과 항상 부모보다는 자녀가 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였다. 전후 폐허속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거듭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MZ세대부터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는 경제성장률의 점진적인 둔화도 있겠지만 IMF의 영향이 가장 컸다.
IMF는 사회경제적으로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4년제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된다는 공식은 무너졌으며 본격적으로 취업시장에서의 스펙전쟁이 시작됐다. 또한 IMF이후 기업들의 채용문이 좁아지고 평생직장으로서의 보장이 사라지게 되면서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 더 가속화시켰다. MZ세대는 IMF와 금융위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세대이다. MZ세대는 열심히 공부하면 중산층은 될 수 있다는 부모세대의 성공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기업에 취업하여 억대연봉을 받아도 부모님에게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물려받을 수 있는 백수를 따라잡기가 힘들어져 버린 것이다. 나의 노력보다 부모님의 부가 더 중요한 세대인 것이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수저론’도 이러한 시대상을 나타낸다.
MZ세대의 부모세대에게 부모는 나에게 뭔가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기 보다는 내가 모시고 돌봐야 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물려받을 자산이 많은 경우는 드물었고 형제자매간에 분쟁도 상속재산보다는 부모봉양에 대한 부담에 더 집중됐다. 하지만 MZ세대의 상황은 다르다. MZ세대의 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MZ세대가 부모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은 작아진 것이다. 대신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기를 기대할 것이다.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과 부모보다 못사는 첫번째 세대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봤을 때 M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도 상속재산의 분배에 대해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MZ세대의 평생소득보다 부모에게 받을 재산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Z세대의 부모들은 상속재산 분배에 대해 공정했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상속재산 분배에 대한 분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이다. 유류분을 산정할 때는 단순히 부모가 사망 당시에 물려준 재산뿐만 아니라 생전증여까지 합하여 계산한다. 생전에 특정자녀에게 집중적으로 증여가 이루어졌다면 사망시에 남겨진 상속재산을 1/N로 나누었다고 하여도 공정하다고 할 수 없으며 유류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어떤 부모도 본인이 물려줄 재산으로 인해 자녀들이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분쟁의 씨앗이 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간에 대화다. 사소한 오해나 서운함이 쌓여 분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생전증여에 대해 서운함이 있으면 표현을 하고 오해를 푸는 것이 낫다. 그래야 나중에 큰 싸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 역시 자녀들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서 상속분쟁을 예방해야한다.
/신한라이프 상속증여연구소 조정익 수석연구원
※신한라이프 상속증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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