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오는 7월 출범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92년 공사 설립 당시 1조 8000억 원이었던 무역 보험 지원 규모는 지난해 195조 9000억 원으로 100배 넘게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 무역 순위 8위로 도약한 배경에는 무보의 숨은 공로도 적지 않았다. 지난 30년간 무보는 대한민국 수출의 성장사와 함께해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은 그야말로 악화일로다. 이에 대해 이인호 무보 사장은 “수출을 둘러싼 대외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 무역보험공사의 주된 역할”이라며 “역설적이지만 안정적인 환경일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 공사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는 것을 저와 직원들 모두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에 따르는 위험 부담과 걱정은 무역 보험에 맡겨두고 수출 기업은 경쟁력 향상과 시장 개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 금융기관의 사명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보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수출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고 총체적인 수출 지원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가량 된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인프라를 넓혀야 우리나라 수출 자체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무보의 고객사가 3만 곳을 넘겼다”며 “특히 앞으로는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무보는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중소·중견 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 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총 67조 원 규모의 무역 보험을 지원한다. 수소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 육성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만기를 3년까지 늘린 중기(中期) 보증도 도입한다. 앞서 무보는 지난해 중소·중견 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66조 6000억 원을 지원해 우리 중소기업 사상 최대 수출 실적 1171억 달러 달성에 기여했다. 또 2차 전지와 유망 소비재 등 신산업 분야에도 사상 최대인 20조 2000억 원의 무역 보험을 제공했다.
무보는 산업계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의 글로벌 무역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 7월 ESG에 대한 전사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환경 기준 준수, 저탄소 업무 환경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ESG 추진 전략’을 수립한 데 이어 12월에는 ESG 정책을 총괄하는 ‘ESG위원회’도 구성했다. 이 사장은 “세계적인 ESG 열풍에 발맞추기 위해 탄소 저감 프로젝트를 확대 지원하고 안정적인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내외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해 중장기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특별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