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내성 키운 코스피…완만한 반등세 이어갈까[이번 주 증시전망]

지난주 전주比 1.7% 오른 2707.02 장마감
5兆 매도세 쏟아내던 외인, 후반부 매수 전환
"대외적 리스크에 영향 적은 업종 주시해야"
국내 내수소비 업종 및 낙폭과대주 주목할 것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기대감과 미국의 예상에 부합하는 금리 인상에 후반부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가 완만한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디폴트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 증시가 상승 여력에 주목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대비 45.74포인트(1.72%) 오른 2707.0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하며 약 5조 원을 팔아치우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 후반부 매수세로 돌아서며 지수를 견인했다. 개인과 기관 역시 각각 지난 1주간 1780억 원, 9180억 원 규모를 사들이며 지수 하방을 지지했다.


특히 지난 주 미 중앙은행(Fed)가 3년여 만의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금리 인상 스케쥴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긴축 충격을 흡수할 만큼 견조하다는 것을 강조한 점이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의 주 요인이었던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된 것도 증시에 훈풍을 몰고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여왔던 불확실성의 변수들이 일제히 완화 가능성을 높이며 코스피가 2700 회복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가 완만한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이번 주 코스피 밴드를 2650~2800선으로 제시한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는 악재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 모습”이라며 “하방 압력보단 상승 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유가 불안이 재점화되는 등 대외적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에 따라 피해가 집중될 종목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쉬운 업종 및 대외 리스크와 연관이 적은 국내 내수소비 업종과 낙폭과대 성장주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이번 주 코스피에 대해 2650~2780선을 제시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하락폭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이 전개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물가 상방 압력을 높였던 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고, 중국 정부의 부양 시그널이 감지 가운데, 미 연준이 경제 훼손 없는 출구 전략에 나서겠다는 점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반도체, 하드웨어, 가전 등이 올해 이익 상향조정 대비 주가 조정폭이 심화되었던 점을 감안하였을 때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과정이 중요한 변수인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심화된 만큼, 이들이 생성하는 뉴스 플로우에도 물가 전망이 변동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서방국가 진영도 인플레이션 파이팅을 위해서는 해당 문제의 봉합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 연준이 긴축 정책을 실행한 만큼, 경기 싸이클의 흐름 역시 증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재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 싸이클 하락과 동반해 금리, 유가, 물가 등 비용 상승이 진행되고 있어 기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하드웨어, 운송, 자동차, 미디어, 반도체 등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지수 하락 이후 매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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