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은 정부의 언론 검열 조치를 피해 전쟁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러시아 내에서 전쟁과 관련한 여론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셜미디어에 ‘#StandWithUkbane’이라는 해시태그로 글을 올린 45명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보도했다. 언론 자유가 차단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는지 묻는 질문에 한 응답자는 독립 감시단체와 BBC뉴스 러시아어 버전 등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러시아 국영 언론이나 러시아 국방부 보도, 러시아 공식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는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된 텔레그램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응답자는 러시아 정부의 인터넷 제한 조치를 피해 가상 사설망을 이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유럽 친구들과 소통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여론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메세지와 정부에 대한 항의의 상징인 녹색 리본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어 러시아 정부 당국이 장악력을 강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시위가 더 심하게 억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다른 이용자는 "현재 시내 곳곳에 카메라가 너무 많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러시아에서 이제 군사행동을 논하고 평화를 외치면 3년에서 15년 사이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가 삶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공장과 카페, 영화관이 문을 닫은 점과 은행에 한번 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 등이 꼽혔다. 한 응답자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앞으로 러시아 국민들이 얼마나 가난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등 기술 산업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세대 별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0~20대 청년층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부모세대인 40~50대는 전쟁보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 고통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다르게 조부모세대인 70~80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상 반러 여론과 반대로 러시아 여론 조사센터의 조사 결과에서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77.4%로 2월 중순(67.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국영TV에서 정부 선전 결과일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특히 지난 2월 초 러시아 독립 연구소인 레바다 센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8~24세 국민들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1%로 절반이었고 55세 이상 국민의 지지율은 73%에 달했다. 50대 이상 세대는 소련 붕괴에 따른 경제 혼란을 겪었다가 푸틴 대통령 취임 후 연평균 7%의 안정적 경제성장이 이뤄져 왔다는 과정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