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전쟁 반대" vs 60~70대 "푸틴 지지"…엇갈린 러시아 여론

10~20대 "아무도 전쟁원하지 않아, 푸틴은 공격자"
40~50대는 서방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 우려
60~70대 "안정적 경제성장 이끈 푸틴 지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거리에 게재된 반러시아 포스터.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은 정부의 언론 검열 조치를 피해 전쟁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러시아 내에서 전쟁과 관련한 여론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셜미디어에 ‘#StandWithUkbane’이라는 해시태그로 글을 올린 45명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보도했다. 언론 자유가 차단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는지 묻는 질문에 한 응답자는 독립 감시단체와 BBC뉴스 러시아어 버전 등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러시아 국영 언론이나 러시아 국방부 보도, 러시아 공식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는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된 텔레그램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응답자는 러시아 정부의 인터넷 제한 조치를 피해 가상 사설망을 이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유럽 친구들과 소통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여론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메세지와 정부에 대한 항의의 상징인 녹색 리본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이어 러시아 정부 당국이 장악력을 강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시위가 더 심하게 억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다른 이용자는 "현재 시내 곳곳에 카메라가 너무 많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러시아에서 이제 군사행동을 논하고 평화를 외치면 3년에서 15년 사이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가 삶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공장과 카페, 영화관이 문을 닫은 점과 은행에 한번 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 등이 꼽혔다. 한 응답자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앞으로 러시아 국민들이 얼마나 가난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등 기술 산업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세대 별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0~20대 청년층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부모세대인 40~50대는 전쟁보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 고통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다르게 조부모세대인 70~80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상 반러 여론과 반대로 러시아 여론 조사센터의 조사 결과에서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77.4%로 2월 중순(67.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국영TV에서 정부 선전 결과일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특히 지난 2월 초 러시아 독립 연구소인 레바다 센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8~24세 국민들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1%로 절반이었고 55세 이상 국민의 지지율은 73%에 달했다. 50대 이상 세대는 소련 붕괴에 따른 경제 혼란을 겪었다가 푸틴 대통령 취임 후 연평균 7%의 안정적 경제성장이 이뤄져 왔다는 과정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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