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초의원 1인당 부동산 재산 신고액이 최고 2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재산 중 부동산 재산 비중은 임대보증금 및 금융채무 등을 고려해 최고 2383%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의원 417명의 전체 부동산 재산 신고액은 지난해 3월 기준 총 5789억 원이다. 상위 10명의 평균 부동산 재산은 114억 원이다. 1인당 평균 재산은 13.9억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인 3.7억 원의 4배에 가까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8대 서울시 기초의원 재산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3월 재산공개 내역을 기준으로 서울시 25개 기초의회(구) 의원 417명의 재산 내역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본인·배우자·직계가족의 전체 재산 내역 △본인·배우자의 부동산 재산 내역 △본인·배우자의 농지 소유 여부 △고지거부 내역 등 네 가지 영역이다.
가장 많은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의원은 총 289.6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영등포구의 오현숙 의원이다. 강남구 최원일 의원은 223.5억 원의 부동산 재산을 신고해 두 번째로 많았다. 상위 10명의 평균 부동산 재산 금액은 114.1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중 4명은 영등포구 오현숙 의원, 강남구 최원일 의원, 강동구 방민수 의원(115.7억), 중랑구 김미숙 의원(105.9억) 등으로 10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의원은 총 재산이 12.1억 원이나 부동산 임대보증금과 금융채무를 더한 채무가 290억 원으로 부동산 재산 비중이 2383%였다. 이외에 강동구 조동탁 의원(750%), 중랑구 김미숙 의원(288%), 영등포구 장순원 의원(164%) 순으로 부동산 재산 비중이 높았다.
전체 기초의원 총재산 대비 부동산 재산 비중 평균은 118%로 의원 대다수가 금융채무, 임대보증금 등 부채를 안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경실련은 “의원들이 부동산 재산보다 많은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주택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기초의원의 31%에 해당하는 131명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영등포구 오 의원이 주택 116채와 오피스텔 4채를 신고해 가장 많았다. 다주택 보유 상위 10명의 평균 주택 수는 23채로 확인됐다. 경실련은 “이중 임대사업자로 겸직 신고를 한 의원은 1명에 불과하다”며 “겸직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것인지 무등록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인·배우자 명의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의원은 전체 의원 중 47%인 197명으로 평균 가액 3.5억 원이다. 신고한 토지가액 기준 강남구 최남일 의원이 759억 원에 해당하는 가장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중랑구 김미숙 의원(46.3억), 동작구 이미숙 의원(37.9억) 등이며 상위 10명은 평균 38.9억 원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1명의 의원은 사망과 사별로 인한 등록을 제외한 가족 재산의 고지를 거부했고, 자치구별로는 강남구(9명), 도봉구(8명), 성북구(8명), 강동구(7명) 순이다. 도봉구(14명 중 8명)와 종로구(11명 중 6명)는 해당 자치구 의원의 절반 이상이 고지를 거부했다. 경실련은 “가족 재산 고지 거부는 재산 은닉과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지 거부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부동산 투기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의정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부동산부자, 다주택자, 땅부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기초의회 공천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차기 정부에서는 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