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NFT(대체 불가 토큰),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끌어 안으며 2030 고객 잡기에 나섰다. 색다른 경험과 참여를 통해 유행과 소비의 주도층으로 부상한 ‘MZ 세대’와 접점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아직은 단발성 경품 제공이나 전시 이벤트가 대부분이지만, 핵심 소비층의 자사 플랫폼 경험을 유도해 온·오프라인 확장을 모색한다는 게 업계의 구상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다음 달 21일까지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Opensea)’에서 서울을 주제로 제작한 NFT 아트 255개를 발행하고, 추첨을 통해 고객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현대의 서울 NFT전(展)’을 진행한다.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 NFT를 자체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NFT 아트를 통해 서울의 명소를 전 세계로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 됐다. 국내 유명 NFT 아티스트 5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대문과 강남 삼성역을 주제로 한 NFT아트 5종(총 255개)을 선보이는 한편, 현대백화점 면세점 인터넷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무료로 증정한다. 앞서 신세계백화점과 편의점 CU가 각각 백화점·편의점 업계 최초로 자체 NFT를 제작해 고객 응모를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유통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행과 소비를 주도하는 MZ 세대와의 스킨십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과 아트 테크(미술 투자)에 관심 많은 2030 세대를 겨냥해 자사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플랫폼 이용을 유도해 고객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NFT 증정은 기존의 다른 이벤트보다 참여자가 두 배 이상 많았고, 신규 고객 유입도 10% 늘었다는 게 백화점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적인 측면 외에도 최신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젊은 고객층에게 트렌디한 기업 이미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NFT에 주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단발성 마케팅이 대부분이지만, 업계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며 수익 모델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8월 온라인 명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가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FT 기반 ‘디지털 보증서’를 발급하는 ‘SSG 개런티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서비스 개시 후 약 5개월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명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고 전체 고객 4명 중 1명이 SSG개런티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역시 자사 브랜드와 상품을 홍보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으로 뜨겁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이 메타버스에 점포를 잇달아 오픈한 데 이어 전용 아이템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GS25는 최근 신한은행이 자체 구축한 플랫폼에 점포를 내고 아바타가 진열대 상품을 접촉하면 해당 상품의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SSG닷컴도 오는 27일까지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타운에서 이마트몰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인 ‘쓱카소전’을 연다. 지난달 진행한 ‘제1회 이마트몰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방명록을 남긴 방문객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유통업계의 ‘최신 기술 입기’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진설 SSG닷컴 마케팅담당은 “앞으로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스토리 리빙'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양방향 소통의 기회를 늘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