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약탈 문화재로 전시는 야만적"

■대약탈박물관
댄 힉스 지음, 책과함께 펴냄




신간 ‘대약탈박물관’은 1897년 2월 아프리카 베닌왕국(1440~1897년)에서 벌어진 영국 군대의 파괴 행위와 박물관 약탈 문화재 전시의 야만성을 비판한다. 영국은 노예무역 철폐라는 명분 아래 아프리카 지역의 왕과 군대, 마을을 차근차근 정복하며 대량학살과 문화적 침탈을 일삼았다. 탄환을 자동으로 재장전하는 신무기 맥심기관총에 밀림은 사망한 원주민 수를 파악하기 불가능한 정도의 살육터로 변했다. 당시 영국이 약탈한 베닝왕국 예술품과 종교적 성물들은 서구를 중심으로 150곳 이상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흩어져 있다.


지난해 4월 독일 정부는 과거 제국주의와 식민지 잔재 해소 차원에서 자국이 소유한 베닌왕국의 청동유물 1,000여점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베닌 문화재 약탈과 살육을 자행했던 영국은 “돌려줘봐야 누가 다시 훔쳐갈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의 관리 능력을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저자는 “약탈물을 계속 전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야만적”이라며 “약탈품을 계속 전시하는 한 박물관은 남반부의 후진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장치이자 극단적 폭력과 문화적 파괴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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