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살해 혐의를 받는 이석준(25)에게 피해 여성의 개인 정보를 넘긴 흥신소 업자 윤 모(37) 씨가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지난해 12월 윤씨는 이씨에게 피해 여성의 주소지 등 개인 정보를 넘겼고, 이는 이씨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단독12부(신성철 판사)는 24일 오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위치정보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씨에 대해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이 사건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해 살인 범죄가 발생했다. (피고인은) 위험한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죄책감 없이 상당한 기간 동안 범행을 반복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12월 이씨에게 50만 원을 받고 피해 여성의 자택 주소를 알려주는 등 모두 52회에 걸쳐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전달하고 영리를 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윤씨는 모두 3회에 걸쳐 피해자 동의 없이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한 뒤 위치 정보를 의뢰인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윤씨가 개인정보를 넘긴 사람 중에는 한 때 가깝게 지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도 포함돼 관심이 집중됐다.

윤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윤씨의 법정 대리인은 “피고인은 단순히 개인정보 의뢰에 대한 인식만 있었을 뿐 (이석준의) 살인 자행은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흥신소업을 접고 이삿짐센터를 운영할 생각을 하고 있어 재범 가능성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초록색 수의에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 윤 씨는 재판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판사의 말에 수의 주머니에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견서를 꺼내 펼쳤으나 울먹이느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윤씨는 “읽는 게 부담이면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판사의 요청에 따라 의견서를 내고 자리에 앉았다.

윤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4월 21일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