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을 46일 앞두고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북핵·미사일 대응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대량응징보복) 복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북 강경 기조의 이명박 정부(MB) 다수 인사가 새 정부에 합류할 것으로도 보인다. 이 가운데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호'를 시험발사하며 윤 당선인 취임 전부터 정국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모습이다.
25일 외교가에서는 윤 당선인이 3축 체계 복원과 함께 MB식의 대북 강경책을 펼쳤다가는 남북 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이 MB정부의 대북 정책 '비핵·개방·3000'과 유사한데, 당시 남북 관계가 크게 경색됐다는 점에서다. 비핵·개방·3000을 설계한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가 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개방·3000은) 북한 체제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구호"라며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만큼 (새 정부가) 보다 균형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정책도 같고 추진하는 사람도 같으면 결국 결과는 뻔하지 않으냐"면서 윤석열 정부 기간 △한미 동맹 강화 △북한 핵능력 고도화 △한반도 긴장감 고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과 중하순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계기에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이른 시일 내에 공동의 대북 메시지를 발신,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은 취임 전까지 미국 행정부와의 추가 논의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금 국군통수권자이자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미국과) 북한 문제 해법을 같이 도모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하시는 게 맞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