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등장…'보수의 심장'이 쿵쾅댄다

◆유영하 "대구 정치 고심 중"
박근혜 "국가발전 보탬" 다음날
최측근 柳 "시장출마 상의할것"
조원진 "가능성 있어…곧 결단"
洪·권영진·김재원 판세 술렁
"尹·朴 만남은 아직 조율 안돼"

유영하 변호사가 25일 대구 지역 언론 매일신문이 운영하는 TV매일신문 유튜브 생방송 ‘관풍루’에 출연해 대구시장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TV매일신문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합니다.”


25일 대구 정치권이 전날 사면 이후 대구 달성군 자택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술렁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보수의 심장’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군에 박 전 대통령의 옥바라지를 도맡은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의 이름이 등장했다. 대구시장 선거가 박 전 대통령의 입에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 변호사는 이날 대구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구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상의할 것이며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할 것인지는 가족과 고심 중”이라며 “개인적 욕심은 없으며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이든, 2년 후 총선이든 국민이 원하고 여건이 무르익으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의 이 발언을 대구 정가는 물론 중앙당인 국민의힘과 서울 정치권까지 주목하고 있다. 전날 박 전 대통령은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면서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고향 대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좋은 인재들이 고향인 대구에서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최측근인 유 변호사가 대구 지역 유력 언론에 대구시장 출마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유 변호사는 부산 서면에서 태어났지만 대구 서구 비산동으로 이사해 서부초교를 다녔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과 상의할 것” “여건이 무르익으면 따르겠다”고 한 발언이다. 듣기에 따라 개인적인 출마 욕심보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의지를 이어받은 후계자로 나서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권은 곧바로 반응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해온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발언을) 본인이 직접 정치를 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입장 발표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구시장 선거는 권영진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하고 최측근인 유 변호사가 선거에 나설 의사를 밝히자 대구시장 선거가 차기 지방선거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대구시장 구도를 2강(홍준표·권영진), 1중(김재원) 구도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유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단숨에 2강을 제칠 파괴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합종연횡할 경우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선이 치러진다면 유 변호사와 누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판세 자체가 뒤집힐 수도 있고 본인의 정치력에 따라 후보가 될 수도 있다. 대구 지역에 밝은 국민의힘 관계자는 “무엇을 명분으로 뭉치고 흩어지는지가 중요하다”며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간 회동 내용에 따라 판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변호사는 이날 채널A 뉴스에 출현해 윤 당선인 측이 다음 주 대구를 찾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등을 거론하며 "(윤 당선인 측에) '그런 시간은 조금 나중에 한번 조율해보자'는 식으로 말씀을 전해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의 박 전대통령 예방은 4월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 매입 비용과 관련해 "가로세로연구소 분들의 도움을 받은 게 맞다"며 책 저작료 등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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