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피란을 가던 주인이 총격으로 사망하자, 숨진 주인의 반려견이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23일(현지시간) CNN포르투갈 등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피해 피란을 가던 3명과 레브라도종 반려견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검문소 인근에서 갑작스런 총격을 당했다. 총격에서 살아남은 건 반려견뿐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개는 며칠 동안 숨진 주인의 곁을 지켰다. 개는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주인의 차량 옆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 개는 목 부분에 금속 목줄 파편으로 인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누구도 차량 근처에 다가오지 못하도록 짖으며 경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개는 도네츠크 출신의 수의사 안야 슈팍에 의해 구조됐다. 안야에 따르면 당시 개는 기자와 군인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았고, 안야가 도착했을 당시에도 숲으로 도망을 가 30분 동안 그를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안야는 개를 도네츠크의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으며 이 개는 목에 박힌 금속 파편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의사들은 마리우폴에서 온 그에게 ‘마릭’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마릭은 여전히 부상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릭은 러시아 남부 톨리야티 지역으로 입양될 예정이다. 수의사 릴리아는 “마릭은 똑똑하고 친절한 개”라며 “그의 소식이 확산한 후 그를 입양하겠다는 지원자들이 많았다. 도네츠크, 루한스크에 이어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도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지원자 중 입양 기준을 충족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러시아 톨리야티의 지원자 쪽으로 그를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