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써보니] 원작 '손맛' 극대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디자인·조작법 초기보다 세련
애플·구글 마켓서 매출 1·3위


넥슨의 올해 최대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지난 24일 드디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5년 출시한 원작 던파는 오락실에서 즐기던 추억의 격투 게임을 PC에 구현해 ‘대박’을 쳤던 게임이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온 던파도 과연 당시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하며 게임을 체험해 봤다.


던파 모바일은 초창기의 강렬한 액션을 최대한 구현했다. 벨트스크롤 액션의 묘미는 역시나 밀려드는 몬스터를 호쾌하게 때려잡는 ‘손맛’이다. 원작 PC게임은 현재 한땀한땀 조합한 콤보 액션보다는 강력한 ‘한방’이 중요해져 예전같은 손맛은 덜하다고 평가된다. 반면 이번 신작은 초창기의 긴장감 넘치는 콤보 액션을 그대로 구현했다. 또 화려한 사운드와 효과를 동원해 타격감을 극대화했다. 다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키보드를 부술 듯이 두들기는 타격감은 구현할 수 없는 만큼, 넥슨은 블루투스 키보드 및 콘솔 컨드롤러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패드를 지원한다.



던전에서 몬스터를 잡는 모습. 사진 캡처=정다은 기자

신작 게임인 만큼 현 시대에 맞는 차별화도 꾀했다. 귀검사, 격투가 등 직업들의 외형은 원작 초기 디자인보다 훨씬 세련됐다. 게임 중간 중간에 삽입된 시네마틱 영상도 2022년에 걸맞는 수준의 해상도를 선보인다. 세계관 또한 원작의 기본적인 설정은 이어나가되,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을 더했다. 초기 던파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향수’를, 던파를 모르는 세대에게도 ‘새로움’을 줄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모바일 최적화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던파는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아 일일이 액션 콤보를 조합해야 한다. 자그마한 모바일 화면 상에서 이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넥슨은 한 버튼 내에 연속기를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등 모바일 조작 환경을 최적화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만성 용량 부족에 시달리는 아이폰SE2로 플레이를 해도 전혀 버벅임이 없었다. 실제 100만 명이 몰렸던 첫날에도 서버 대기열 문제 전혀 없이 원활한 접속이 가능했다.



던파 모바일 ‘마법사’ 모습. 사진 제공=넥슨

2005년 던파 초창기의 ‘마법사’ 모습. 사진 제공=넥슨

전반적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성도를 구현해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장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오른 데 이어 26일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도 ‘오딘’을 제치고 3위에 등극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2개만 남길 정도로 과금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같은 수작을 원작 인기가 엄청난 중국에는 선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본래 던파 모바일은 2020년 8월 중국 출시 예정이었지만, 규제 이슈 등으로 출시가 연기되며 결국 국내 출시로 방향을 틀었다. 넥슨 관계자는 “중국에서 최대한 빨리 서비스할 수 있도록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와 긴밀하게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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