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수입과일 습격…포도 59%·오렌지 30%·망고 29% 뛰었다

코로나 장기화에 생산·수확 차질
우크라 사태로 물류대란까지 겹쳐
전년 대비 가격 두자릿수 상승
롯데마트 "수입과일 가격 안정화"
과수원 등 지역농가 발굴 팔걷어
이마트는 항공 운송 비중 확대


최근 생필품 및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입 과일 가격마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의 여파로 주요 과일 산지에서 생산·수확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류 대란이 더 악화한 탓이다. 과일 가격은 앞으로도 떨어지기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팬데믹에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및 환율 불안까지 과일 가격에 부담을 주는 변수들이 상당 기간 영향을 계속해서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입산이기는 하지만 과거보다 저렴해진 가격 덕에 수년 전부터 ‘국민 간식’ 역할을 해온 과일들이 다시 부담스러운 먹거리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27일 국내 주요 대형 마트에 따르면 수입 과일 칠레산 ‘씨 없는 포도’ 1팩(1.2㎏)의 가격은 24일 기준 1만 5900원으로 전년 동기(9980원) 대비 59%가 상승했다. 미국산 오렌지는 1개당 990원에서 1290원으로 30%가 올랐고 망고(29%)·파인애플(23%)·아보카도(17%)·바나나(9%) 등도 모두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과일 가격은 국산과 수입산 구분 없이 겨울에는 가격이 높은 반면 날씨가 풀리면서 서서히 낮아지는 양상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점점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고 장바구니에 부담을 주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이례적인 가격 움직임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주요 과일의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현지 인건비 및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과일 수입 가격에 전이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발생한 물류 대란과 냉장 컨테이너 수급 불안정에 따른 운송 비용이 급증하며 과일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렸다. 또 바나나의 경우 주요 생산지인 필리핀에 바나나 마름병 ‘시가토카’가 확대돼 수확량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에서 바나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입항 물량이 줄었고 이는 국내 유통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023530) 관계자는 “수입 과일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물류 운임이 올라 가격이 상승했으며 러시아 사태 영향으로 더 심화됐다”며 “포도와 망고를 비롯한 수입 열대 과일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싸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과일들./서울경제DB

이에 따라 대형 마트에서는 수입 과일 가격 안정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수입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산 과일의 추가 확보를 위해 과수원 등 지역 농가 발굴에 발 벗고 나섰다. 예를 들면 수입산 포도 대체를 위해 경북 김천과 구미, 대구 율하 등지를 중심으로 국산 품종 포도와 샤인머스캣 상품 산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과일 저장 능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신선품질혁신센터에 기체제어(CA) 저장 기술을 통해 제철 과일을 장기간 보관해 판매 기간을 늘리는 등 원활한 수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글로벌 물류 대란에 상품의 신선도를 높이고 수급 차질을 막기 위해 칠레산 체리, 수입 포도, 칠레산 생블루베리 등 항공 운송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직접 소싱하는 물량을 확대하고 수입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꾀하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과일 앞서 커피, 맥주, 김치, 즉석밥 등도 줄줄이 인상

한편 수입 과일 외에도 장바구니 부담 요인은 계속 늘고 있다. 외식 및 식음료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제품 인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리아·버거킹·맥도날드 등이 주요 버거 제품 가격을 모두 올렸고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코리아 등이 인건비 및 임차료, 물류 등 제반 비용과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어 주요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농심의 새우깡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달 들어서는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이 국제 보리 가격 급등, 알루미늄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들어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남양유업의 발효유와 포장 김치, 즉석밥도 더 부담스러운 가격표를 달았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5%, 햇반 가격을 7~8% 올리는 결정을 했다.


게다가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주는 먹거리 가격 인상 소식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분이 조만간 가공 제품으로 전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밀 가격 상승은 1차적으로는 밀가루, 2차적으로는 라면과 빵, 과자 등의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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