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모집한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한국인이 스스로 “신념에 따라 참전한 것이니 모욕하지 말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저는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대한민국의 의용군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사람들을 도우기 위한 대의라 생각하지만, 엄연히 국가의 법을 어기고 들어간 것에 대한 잘못을 인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처벌을 받아도 상관없다"면서도 "어떠한 한국인도 우크라이나에 넘어가지 않고 그저 관망만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제적인 수치가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젠가 그럴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중공과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때 우리가 의용군으로써 활동한 내용을 말하며 세계에 도움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의용군 기지에 도착했다는 그는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많은 찬사와 감사 인사를 폴란드 사람들과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받았다. 한국인 동료들과 외국 의용군 친구들은 명예롭고 멋있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유독 의용군에 대해 비판, 비난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칭찬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간 건 아니나 간혹 모욕적인 말과 댓글들도 봤다"며 "우리는 죽음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에 왔으며 사리사욕과 인기를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은 세상을 구함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곳에서 임무에 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실명이나 얼굴 등 신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제의용군 부대원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우크라이나 현지 시내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날짜가 적힌 쪽지 사진을 공개했다.
육대전에 따르면 글쓴이는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하기 위해 무단 출국했다가 국경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해병대원과 다른 인물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3월 2일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뒤 출국하지 않은 인원이 이근 전 대위를 포함해 9명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근 전 대위와 함께 출국했던 2명은 16일 귀국해 9명 중에 포함되진 않았다.
이후 국제의용군에 자원하러 갔던 것으로 추정되는 1명이 19일 귀국해 8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21일 휴가 중이던 해병대원 1명이 무단 입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 외교부가 우크라이나에 협조를 구해 해병대원 A씨의 입국을 우크라이나 측 검문소에서 막았지만, A씨는 폴란드 측 검문소에서 나오지 않고 버티다가 23일 새벽 이탈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육대전에 제보를 한 글쓴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무단입국자 8명 중 한 명이거나 정부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인원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