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상, 지정학적 위기 지속으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혔다. 전문가들은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해결같이 명확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번 주 증시는 지난주와 비슷하게 움직이리라 내다봤다. 종목 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료·로봇·리오프닝·새정부 수혜주 등 주요 테마주 순환매가 계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2.96포인트(0.85%) 오른 2729.9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1.73포인트(1.27%) 오른 934.6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강한 긴축에 대한 공포가 사그라지며 미국 증시가 반등, 코스피 역시 5거래일 중 3거래일 상승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교전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이 커지고 미 FOMC가 5월에는 50bp 금리 인상이라는 ‘빅 스텝’을 단행 할 것이라는 악재가 다시 부각되며 강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주 코스피도 지난주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상단이 제한된 가운데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에 대한 투자보다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종목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번 주 증시 밴드로 하나금융투자는 2680~2780선, NH투자증권은 2670~2800포인트를 제시했다.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 부담이 낮아 올해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총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시클리컬 업종은 원자재 가격 민감도가 높아 여타 업종 대비 매출총이익률의 절대적 수준이 낮은 편이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민감도가 높은 자동차·조선 등 철강 전방 연관 산업들의 경우 개별 기업별 제품 경쟁력이 원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서는 종목 간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재 증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면서 현재 시장 상황에서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인플레이션 관련주, 엔데믹 전환 관련주, 낙폭과대 성장주를 꼽았다. 또 관심 업종으로는 에너지, 조선, 의류, 유통, 인터넷, 2차전지를 제시했다.
한편 금리 인상 압력의 시작과 함께 크게 휘청이기 시작한 미국 증시는 3월 FOMC 이후 뚜렷한 반등세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제적 시장 소통을 통해 증시 불안을 최소화하고 있는 연준의 행보와 최근 부각됐던 스태그플레이션 등의 우려에서 미국 증시는 벗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이 증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안에서 안도로 바뀌는 초입이라는 점에서 3월의 마지막 주는 2·4분기 진입을 앞두고 미국 증시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 될 것”이라며 “내달 1일 3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형성될 수 있는 경계감은 투자 비용을 낮추는 효용도 안겨줄 것이다”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증권도 개별주 장세가 계속되리라 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이익 컨센서스 하락은 진정됐지만 매크로 환경이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며 “지수의 V자 반등보다 종목 장세가 지속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성장이 기대되는 모빌리티, 정책 수혜 가능성이 높은 건설, 낙폭 과대에 단기 반등을 기대할 종목들을 주목하라고 했다. 신 연구원은 “성장 희소성이 높아진 우리 시장에 대안은 역시 모빌리티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50% 수준으로 절대적이지만 미국 비중은 10% 초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의 핵심은 미국으로, 미국 자동차 OEM 업체와 협력관계이 있는 한국의 모빌리티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SK이노베이션, LG이노텍, 일진머티리얼즈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