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내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주년 또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등 계기에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8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향후 (북한이)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준비한다는 명분 하에 핵무력 등 국방력 강화에 역량을 총집중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보고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내달 11일 김 위원장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 13일 국방위 제1위원장 추대 10주년, 15일 태양절 110주년 등 계기에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내달 북한의 여러 정치 일정과 상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계기로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 긴장 조성 가능성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응 태세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을 향해서는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지속 촉구할 계획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조율된 대응도 추진한다. 이 장관은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모든 위기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접경지역 및 북방한계선(NLL) 등에서의 우발적 충돌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또한 외통위원들에게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 파기를 공식화하고 '강대강' 구도가 본격화했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은 "한미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및 정부 교체기 중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했다"며 "이번 발사는 명백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ICBM 발사 유예 약속 파기 행위"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북한이 ICBM 발사 주요 과정을 방송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는 "주민들에게 국방력 강화 성과를 과시하며 내부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