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당한 조재연 대법관 사건의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이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한 조재연 대법관의 뇌물수수 혐의 고발 사건은 대장동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에 25일 배당됐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달 21일 조 대법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조 대법관이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이라는 의혹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 언론은 ‘조 대법관의 딸이 김만배씨 소유의 경기 수원시 아파트에 거주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보도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또 다른 대장동 의혹 핵심 관련자이자 녹취 당사자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 원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다”고도 말한다.

조 대법관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법관 중 영향력이 큰 법원행정처장을 맡았는데, 이 기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론이 나 의혹에 힘을 실었다.

보도 직후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대장동 ‘그분’이 조 대법관을 지목한다는 의혹으로 점화됐고, 급기야 조 대법관은 현직 대법관으로는 처음으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단 한 번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조 대법관이 공개한 자신과 가족의 주거지 관련 문서 등을 보면 본인과 부인, 셋째 딸은 물론, 결혼한 두 딸의 주소지 내역에도 김씨가 녹취록에서 제공했다는 아파트 주소로 언급한 수원시나 '호화 타운하우스' 의혹이 일었던 성남시 판교는 없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도 조 대법관 관련 녹취록 내용에 실체가 없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지만, 해당 의혹은 공수처를 거쳐 다시 수사팀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