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올해 육군 현역의 모집 인원을 당초 예정보다 1만명 이상 줄였다. 현지 심각한 구인난 때문이라는 것이 미군 측 설명인데, 이렇게 되면 육군 현역을 포함한 미국 내 병사 수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밑돌게 된다. 외신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도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병사 수 감소는 또 다른 안보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케이브 카마릴로 미 육군부 차관은 이날 “올해 현역 육군의 모집 인원을 당초 48만5000명에서 47만3000명으로 1만2000명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현역 육군과 주 방위군(내셔널 가드), 예비군을 포함한 미군 병사 수는 99만8500명으로 지난 2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 이하가 될 전망이다.
미 육군부는 이번 결정이 현지 구인난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마릴로 차관은 “육군을 포함해 미국 내 모든 고용주들은 긴축적인 노동 시장 탓에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젊은 세대, 이른바 ‘Z세대’ 가운데 군 복무에 부적합한 인원 수가 늘어나는 것도 신병 모집 장애 요소로 꼽힌다. 미국 내 1997년 이후 출생자 3400만명 가운데 80% 가량인 2700만명이 교육 수준과 신체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군 복무 자격 미달인 것으로 집계됐다.
병력 수 감소는 미국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불거진 러시아의 안보 위협, 중국의 군사적 도전이 거센 상황에서 미 국방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현대전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가미된 사이버전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은 미군의 대응 태세를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 육군은 병력 감축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향후 5년 내에 병력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군 현대화를 통해 병력 감소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미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국가 안보 예산이 올해 7820억 달러보다 늘어난 8000억 달러(약 979조 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이 중 국방부 배정 예산은 7730억 달러로 국내외 안보 강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러시아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예산 10억 달러, 유럽 방위구상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원 등 관련 예산 69억 달러 등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