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대형주…ETF 베팅 변화주는 개미

레버리지에 몰렸던 투자자
'지수 중장기 상승'에 베팅
초우량 'KODEX 삼성그룹'
일주일 새 2000억 뭉칫돈


전쟁 리스크와 글로벌 긴축 분위기 속에서 단기채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단기 투자 상품에만 자금을 집중하던 투자자들이 다시 ‘지수의 중장기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발 긴장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전반을 짓눌렀던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 역시 시장이 차차 소화해가는 국면을 맞으며 다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지난 일주일간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국내 최우량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담고 있는 ‘KODEX 삼성그룹(102780)’이었다. 삼성전자(25.38%), 삼성SDI(20.32%), 삼성바이오로직스(11.63%) 등 15개 계열사를 고루 편입한 ETF에는 한 주간 2038억 원의 뭉칫돈이 유입돼 눈길을 끌었다. 뒤를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을 담고 있는 ‘KODEX Fn Top10 동일가중’과 ‘TIGER Top 10’에 각각 1002억 원, 575억 원이 들어와 자금 순유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200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KINDEX 200(105190)’도 일주일 만에 559억 원이 증가했다. 자금 순유입이 높았던 ETF 대다수가 코스피 대형주의 중장기 상승에 기대를 거는 ETF인 셈이다.


이는 단기 투자 상품에만 자금이 쏠리던 지난 한 달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달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리 인상의 압박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위협, 전쟁이라는 최악의 악재가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단기채 ETF로 몰리는 경향이 강했다. 단기채 ETF는 남은 만기가 1년 내외인 채권 등으로 구성된 단기 자금 상품으로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 장세에는 안전하다고 꼽히는 투자 상품이다. 실제 지난 한 달 기준 자금 순유입이 가장 많았던 국내 ETF는 ‘TIGER 단기통안채(157450)’로 이 기간에만 4305억 원이 들어왔다. 또 변동장에서 단기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로 몰려가는 경향성이 강해 ‘KODEX 레버리지(122630)’에도 1588억 원이 유입됐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TIGER 단기통안채’에는 35억 원이 유입됐을 뿐이고 ‘KODEX 레버리지’는 오히려 19억 원이 유출됐다.


증권가는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를 시장이 소화해가며 코스피가 점차 고점을 높여나가자 다시 지수 상승에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 역시 4월 코스피 고점을 3000선까지 제시하며 긍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예상 밖의 악재들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배했다면 2분기에는 코스피가 계단식 저점 상승 과정을 거치며 다시 익숙한 세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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