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도 못 버틸 자영업 적자가구 27만"… 전문가·은행도 전담기구 설립 제안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토론회
금융연 '민관합동위원회' 설립 운영 제안
LTV 대신 DSR 대출규제 간소화 주장도

30일 서울 시내 은행 모습. 연합뉴스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반복되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대출 부실 가능성이 연일 높아지면서 시중은행과 전문가들이 이에 대응할 전담기구 설립을 제안하고 나섰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국내 금융시장 3대 리스크, 새정부의 대응전략은’ 토론회에서 가칭 중소자영업 지원 민간합동위원회 설치 운영을 제안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중소기업·자영업 리빌딩, 금융지원, 신용회복을 비롯한 사회·재정적 측면 지원과 보완책 마련을 위해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이 제안한 위원회는 정부와 채권단, 구조조정 신용회복지원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식의 기구다. 실제 구조조정은 채권금융기관이, 신용회복은 신용회복위원회 등이 맡되 총괄 조정을 해당 위원회에서 하도록 구상했다.


민간 금융회사는 한발 더 나아가 사실상 ‘배드뱅크’의 설립을 촉구했다. 이재학 신한은행 고문은 “소상공인진흥공단, 정부, 은행이 ‘소상공인 지원대출 관리기구’를 공동출자해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권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한 상품 중 신용대출에서 30일 이상 원금을 연체한 대출에 한해 관리 기구로 양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소상공인 대출부실에 대한 건전성 우려를 완화할 수 있고 각종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추가 신규 대출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 정부 역시 각종 지원책의 재연장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가 인수위 기획위원으로 활동하는 윤창현 의원이 주최한 만큼 인수위에서도 해당 내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와 시중은행 모두 별도 기구 설립을 제안한 데는 그만큼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리스크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909조6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를 뛰어넘었다. 현재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가구 중 필수지출과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을 넘어선 적자가구가 약 78만 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가구의 16.7% 비중이다. 적자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만 177조 원으로 전체 자영업가구 금융부채의 36.2%를 차지했다. 이들 가구가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이 일 년 미만인 가구도 27만 가구나 됐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대출 규제 완화 공약 외에 제한적인 대출 규제 완화를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장기적으로 대출 기준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간소화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이 공약하기도 했지만 생애최초주택 구매자가 실질적인 주택구매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LTV를 허용하고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담대 금지한 것을 해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강 팀장은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DSR 산정에 포함하고 전세대출 보증을 청년·서민취약계층에 한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윤창현 의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주별 DSR 규제를 총대출액 몇억 이상에 적용한다는 게 은행이 좀 결정하면 좋지 않겠나"라며 "돈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벌 개인에 대해서는 DSR을 조금 완화하고 나이 드신 분에 대해서는 DSR을 좀 조이면서 각자 잘 활용하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오는 7월부터 총대출 액 1억원에 대해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하는 것을 두고도 미루는 게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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