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설비투자 지표도 전월대비 5.7% 하락해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5(2015=100)로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지난 1월에 이은 두 달 연속 하락으로, 전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뒷걸음친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 생산 증가로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6% 늘었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숙박·음식점(-4.0%), 예술·스포츠·여가(-7.3%) 등 대면 서비스업 생산이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2월 설비투자 지수는 전월 대비 5.7% 하락했다.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다만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월 선박과 항공, 기타 운송장비 투자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8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계청은 보통 선행지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 신호로 파악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계속되는 선행지수 하락이 “(경기 순환 국면 전환의) 신호인지 잡음인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던 통계청은 이날 “변곡점에 가까워진 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까지 온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선행지수는 거짓 신호를 보이는 때도 많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파급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두 나라와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를 고려하면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악화할 수 있고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수출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어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광공업생산이 5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했다”며 “현재의 전반적인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해 아직까지는 어렵게나마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업 생산은 위축됐지만 “최근 발표된 3월 소비자 심리지수가 상승 전환한 점을 보면 내수 회복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