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잘 침투, 전염 30% 강해"…한국 덮친 '스텔스 오미크론' 실체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BA.1)의 하위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전세계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국과 영국, 덴마크 등에서 오미크론을 밀어내고 우세종으로 올라선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2.27∼3.5) 확진자 가운데 BA.2 감염자 비중은 22.9%였으나 둘째 주(3.6∼12) 26.3%, 셋째 주(3.13∼19) 41.4%로 껑충 뛰었고, 지난주(3.20∼3.26)에는 56.3%로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30일(현지시간) 지난 20∼26일 미국 내 신규 확진자 가운데 BA.2 변이 감염자 비중이 54.9%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치명률이 높은 델타 변이 유행을 잠재우고 코로나19가 풍토병(endemic)으로 바뀌는 단계라는 기대를 불러온 오미크론이 BA.2에 밀려나면서 BA.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연구자들과 공중보건 관리들이 BA.2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과학자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파악한 BA.2의 실체를 정리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바이러스학자들은 BA.1과 BA.2를 같은 조상으로부터 동시에 갈라져 나온 친척 관계 변이로 규정했다.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문 등 20여개 변이만 차이난다.


또한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이유는 원조 BA.1보다 확인하기 어려워 '스텔스'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다른 변이보다 검출이 더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전자 증폭검사(PCR)에서는 3가지 유전자 정보가 사용된다. 원조 코로나19 바이러스부터 델타 변이까지는 3가지 유전자 정보 확인으로 판명할 수 있었다. BA.1은 2가지 유전자 정보만 있으면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은 BA.1 하위변이이지만 3가지 유전자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다. 기존 변이나 원조 오미크론과 구분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A.2 전염력은 BA.1보다 30% 정도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BA.2 등장 초기 햄스터 실험에서 BA.2가 BA.1보다 동물의 폐에 더 잘 침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아울러 중증 유발 위험 면에서는 BA.1과 BA.2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덴마크 국립 혈청연구소 초기 분석에 따르면 BA.1과 BA.2 확진자 간 입원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분석에서도 BA.2 감염자의 입원율과 중증화율이 BA.1 감염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공개된 연구 결과를 보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머크앤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은 모두 BA.2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백신의 효과도 BA.1과 BA.2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바이러스 간 변이 차이가 대부분 면역체계가 인식하는 중요 영역 외에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학습한 면역체계가 BA.1과 BA.2 감염에 관계없이 중증 진행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지금까지 최소 40개국에서 BA.2 감염이 확인됐지만 현시점에서 이 변이가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는지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BA.2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WHO는 알파·베타·감마·델타·오미크론 등 5개를 '우려 변이'( variant of concern)로 지정한 것과 달리 BA.2는 우려변이로 지정하지 않은 채 연구자들에게 추적과 연구를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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