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수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에 달하는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축유 방출이 실제 이뤄질 경우 총 1억8000만배럴의 비축유가 시장에 풀리는 것으로, 이는 미국 정부가 역대 방출했던 비축유 규모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휘발유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최장 180일간의 비축유 방출안이 시행될 경우 총 방출량은 1억 8000만 배럴에 달하게 된다. AP통신도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의 비축유 방출 관련 발표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려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11월 총 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이달 초에도 3000만 배럴을 푼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유가가 한 때 배럴 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등 비축유 방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에 바이든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원유 물량 공급이라는 강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규모는 이달 25일 기준 5억 6800만 배럴이 넘는다.
미국이 보도대로 비축유 방출에 나선다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유량이 급감하기 전인 2020년 2월과 현재 미국 내 산유량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워런 패터슨 ING 원자재 전략가는 “(1억8000만 배럴은) 대단한 양으로 시장 부족 분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규모와 관계 없이 비축유 방출에 따른 유가 하락 효과가 일시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한편 이 같은 소식에 뉴욕 시장에서 원유 선물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앞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전 거래일보다 3.4% 오른 배럴당 10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