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계은퇴를 고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험지' 경기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주변의 강권을 이기지 못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1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선을 치르고 있는데 제가 손들고 '그만 두겠다' 이러면 얼마나 쌩뚱맞겠나. 우리 (윤석열) 후보한테 미안하고 그래서 대선 끝나고 그런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대선을 치른 뒤 지난 한 20일 동안 경기도 지사 얘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저와 정치를 같이 하시던 분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이 거의 강권하다시피 했다"면서 "탁 자르고 안 나간다 할 수가 없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크게 진 지역, 전체 24만표차로 이겼는데 47만표 가까이 진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유 전 의원은 또한 "정치를 그만 두기로 결심한 사람이 경기도지사에 뭐 욕심이 있겠는가"라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경기도가) 제일 험지인데다 윤석열 정부가 초반에 일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선거가 되는 것 같아 총대를 매고 뛰어들었다. 이젠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이번 출마와 관련,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선 "가족, 동고동락하던 보좌진 등 저와 제일 가까운 사람들은 다 말렸다"면서 "제 딸(유담)도 '나가지 말라', '아빠 이제 좀 쉬고 자유롭게 다른 보람있는 일 하면 안 돼'라고 말렸고 어머니, 형, 누나 모두 말렸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유 전 의원은 '경기도와 접점이 없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을 두고는 "경기도 토박이 출신이 경기지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면서도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 국적과 연고가 있어서 한국 축구 월드컵 4강을 만든 게 아니지 않나. 많은 경기도민이 원하는 건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유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년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면서 경기지사 선거 도전을 선언했다.